TV를 안본지가 이젠 6년도 넘어가는것 같다. 우리집엔 아예 TV가 없다.
예전엔 오래된 TV가 하나 있었는데 고장나는 바람에 그뒤로는 다시 사놓치 않았다. 처음 고장났을때 나는 그것을 버리고 새로 하나 사놓기로 맘먹었다. 새걸로 사면 비싸니까 중고를 알아봤는데 같은 동네에서 매물이 나오는게 아니고선 도저히 운반해오기가 귀찮아서 그런대로 구매를 미뤘다.
퇴근해서 집에만 들어오면 TV부터 켜던 나는 한동안 너무 허전한 느낌을 받았다. TV소리조차 없어지면서 혼자사는 방안은 그야말로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는 TV를 사고싶은 마음이 점점 사라져감을 느꼈다. 그대신 책을 사다가 읽었다. 그렇게 매일 멍하니 TV를 쳐다보며 혼자 웃고앉았던 시간들이 책보는 시간으로 바뀌면서 집에는 책이 많이 쌓여갔다.
1995년 미국의 어느 시민단체는 TV를 끄고 인생을 켜라는 슬로건을 내걸로 TV안보기 운동도 벌였다고 한다. TV는 그만큼 우리의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빼앗가 갔던것이다. TV를 보는 대신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인생이 크게 달라진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후회하는건 아니다. 책을 읽는것은 적어도 TV예능프로를 쳐다보며 혼자 웃고있는것보다는 훨씬 생산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더 생산적인 일들을 해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TV를 능가하는 OTT플랫폼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젠 OTT를 끄고 인생을 켜야할 시간일수도 있다. 한동안 나도 넷플릭스에 빠져 살았던적이 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또 보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러다 어느순간 마음을 고쳐먹고 TV를 끄듯이 OTT도 꺼버렸다. 더이상 결제를 안하기로 마음먹었던것이다. 이젠 넷플릭스를 끊은지 1년도 넘어간다. 넷플릭스의 중독성은 TV보는 중독성보다 더 강력해서 아직도 신작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결제하고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하지만 용케 잘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보고싶은 영화나 드라마는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화리뷰를 본다. 시간도 줄이고 내용도 잘 설명이 돼서 훨씬 효과적인것 같다.
넷플릭스를 끊고 나는 그 시간들을 대부분 운동에 소모했다. 내가 하는 운동은 마라톤인데 이젠 5년정도 된것 같다. 그동안 수많은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메달도 수두룩 모았다. 가끔 이 메달들을 보면 매일 밤 넷플릭스 드라마를 정주행 하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넷플릭스를 끊는 대신에 마라톤을 한건 아니지만 넷플릭스를 끊치 않았다면 마라톤이라는 운동을 아마 게을리 하였을것이다. 덕분에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디 가서든 취미를 물어보면 당당히 마라톤이라고 대답을 한다. 넷플릭스를 끊치 않았다면 아마 나의 취미는 넷플릭스 감상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취미가 넷플릭스 보는것이라는게 나쁜건 아니지만 넷플릭스나 TV는 중독성이 강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할뿐더러 심지어 건강까지 해할수 있다. 자신이 TV나 넷플릭스에 너무 많이 빠져든것 같다고 생각이 된다면 지금 당장 벗어나기 바란다.
TV를 끄고, 인생을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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