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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 방청기

by 빠라밤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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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신문을 보면 사건사고가 참 많이도 일어납니다. 

그중에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사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법원의 판결은 너무 가벼울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판결하는지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판결하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재판현장을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법원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재판을 방청할수가 있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홈페이지에서 방청 신청을 했습니다. 

방청신청을 할수있는 재판 일정들이 나와있고 방청 신청일자와 방청할수있는 인원수도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신청만 하면 다 방청할수 있는건 아닙니다. 신청을 하면  추첨을 하는데 여기서 당첨되어야 방청할수 있습니다. 당첨되면 문자가 옵니다.

 

이렇게 신청을 통해 방청할수 있는 재판은 우리사회의 중요한 재판들에 한해서만 하는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라든가  또 삼성 이재용 회장 등등의 재판들이 방청신청을 받고 있더군요.  

 

사실 재판과정을 보고싶다면 꼭 신청을 통해야만 되는건 아닙니다. 그냥 법원에 찾아가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그날 있을 재판 일정표가 붙어있습니다. 그리고 카운터에 안내해주는 분도 있으니 방청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면 됩니다.그러면 신청없이도 그날 있는 재판에 들어가서 방청할수가 있습니다.  다만 위에처럼 중요한 재판은 꼭 신청을 통해서만 방청할수가 있습니다.

 

당첨이 되면 재판당일 본인 신분증을 가지고 법원에 가면 위와 같은 방청권을 받을수 있습니다. 신분증을 꼭 챙겨가야 되며 방청권을 받는 장소는 홈페이지에 나와있습니다.

 

제가 방청한 재판은 형사소송이었는데 1명의 판사님이 단독으로 재판을 맡았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피고인과 그의 변호인 몇명이 참가하였고 상대쪽에는 검사님 한분이 나오셨더군요. 시작전에 다 일어서서 판사님께 인사를 하고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선 엄청 치열하게 공방을 오고가는데  실제는 그렇게까진 아니고 조금 딱딱한 분위기였습니다.

 

먼저 검사님이 일어서서 피고인의 잘못에 대해서 조목조목 길게 말했습니다. 어떤 일때문에 법정에 섰는지는 이때 잘 들어보면 대충 알수가 있습니다. 검사가 피고인의  잘못에 대해서 쭉 이야기 하고 있기때문이죠.  그리고 몇년형에 벌금 얼마를 구형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엔 피고인의 변호인들이  일어서서  검사님이 말했던 피고인의 잘못에 대한 반박을 합니다. 그것도 아주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이건 죄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기소가 되면  왜 다들 좋은 변호사를 찾고 또  여러명의 변호사를 대동하고 재판에 참가하는지 알게되었습니다. 그날보니 여러명의 변호인들이 조목조목 논리정연하게 반박을 하는 모습이였습니다. 그중에 변호인 한분은 거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수있을법 하게 말을 엄청 잘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약간 감탄을 했습니다.

 

판사님은 중간중간 질문도 하셨고 대부분 양측의 말을 엄청 신중하게 듣고 계셨습니다.

 

마지막에  피고인에게 할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했는데 피고인도 할말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엄청 구구절절하게 억울하다고 호소를 하더군요.

 

이날 이 사건에 대해서 최종판결은 안났고 다시 한번  재판날자가 잡혔습니다. 그때에 최종판결이 난다고 합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해보니 사실 누군가의 분쟁을 공정하게 판결한다는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판사라는 직업이 멋있고 높은 위치에 있는것만 보이지만 그들도 직업적인 스트레스가 엄청 많을것 같았습니다. 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되고  잘못이 있다면 잘못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내려야 하고 ... 그것이 쉬운일은 아닐것입니다.

 

저는 검사님이 말할때는 아~ 저런 죄를 지었구나 , 잘못을 했구나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변호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또 아닌것 같기도 하고   억울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특히 마지막에 피고인이 눈물까지 흘리며 호소를 하니  다시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그 눈물이  잘못을 줄이려고 하는 액션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억울해서 흘리는 눈물인지 헷갈리더군요.

 

뭐 저는 판사가 아니고 방청객이니 머리 아플껏까진 없겠지만  어쨌든 판결을 꼭 해야하는 판사로서는 엄청 고민을 할것 같았습니다. 뭐 그들만의 직업적인 스킬이나 옳고그름을 가려내는 눈썰미가 있을수 있겠지만  타인의 분쟁을 해결한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재판 방청으로 좋은 경험을 했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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