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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 연재

내가 처음 만난 한국사람들 - 3편

by 빠라밤 2015.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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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출근하여  2층사무실에  인사하러 갔더니  이사님이  나한테  서류한장을 건네준다!


<<가서 카피 한장 떠와라>>


<<네! 알겠습니다>>


나는 건네주는 종이를 받아들며 습관처럼  대답을 하면서  뒤돌아섰다!  문을 나서다 말고 나는 문고리를 쥔채로 잠깐 망설였다!

순간 나의 머리속엔 커피가 맴돌았다!    커피타오라는건가?? 근데 종이는 왜 주지??


카피라고 들은것 같긴한데  떠와라고 하는걸 봐선 커피가 맞는것 같고    종이는 또 뭘까?   


솔직히 나는 그때까지 카피가 뭔지를 몰랐다!  



망설이는 나를 보면서  과장님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저기~ 금방 커피 떠오라고 하신거 맞죠? 이 종이는?? ... >> 


과장님과 이사님은 서로 쳐다보더니   갑자기 빵 터졌다!   나는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멋적게  문가에 서있었다! 


이사님이  내손을 잡고 1층으로 향했다!   도착한곳은  복사기가 있는곳이었다!

<<카피 떠오라는것은 복사해오라는 말이야 이놈아  어이구 ~~>> 


그제야  나는  카피가 복사라는 뜻임을 알게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영어를 아예 배운적이 없다!  한국에서 자랐더라면 영어를 안배웠어도  일상속에서 가끔  들리는것만으로도  카피가 뭔지는 충분이  알았겠지만  중국에서는 정말로 들은적도 없었다! 복사라고 하거나 중국어로 复印 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카피는 뭐 커피를 잘못발음한것이거니 생각을 할만도 했던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다! 아마도  이사님과 과장님은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중국에서 웃겼던 에피소드로 지인들에게 얘기했을것이다! 

이런 일화는 이것말고 또 있다! 


팩스를 보내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팩스가 뭔지를 몰랐던 나,  중국에선 传真 이라고 하는데  팩스란말은 정말  연상되는 단어도 없었었다!

그때도 이사님은  나를 팩스기까지 데리고 가서  직접 보내면서  이용방법도 설명해주셨다! 


한국에서 살면서 보니 카피라는말 보다는 복사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듯 했다!  하지만 나는 카피와 팩스는 정말 평생 잊지 못할것이다! 



이사님과 과장님은  엄청 세심한 분들이셨다!  


아침에 출근하여 사무실에 가보면  이사님은 언제나 일찍 나오셔서 생산현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들어와서 그날 스케줄을 체크해보고 계셨다!

그리고 책상위의  사무용품들의 위치는 항상 제자리를 고수하였다!  볼펜 하나라도 삐딱하게 놓여져있는 꼴을 못봤다! 


가끔 한국회사에 전화를 하는데  아주  엄하게 직원들을 대했다! 나한테 대하는걸 보면 전혀 그럴사람으로 안보이는데 유독 한국직원들에겐 엄격하였다!  그러다보니  한국사무실 직원들은 너나없이  이사님의 전화를 받기싫어했다!  사무실에 전화해서 누구를 바꿔달라고 하면 자리에 없다는 말을 듣기가 일쑤였다!   이사님도 알고는 계셨다!  다들 자신의 전화를 받기싫어한다는것을 ...


그래도 유일하게 전화받는 사무실 직원은  미스리였다!  이름은 뭔지 모르지만 이사님은 항상 미스리라고 불렀다! 


언젠가 나에게 갑자기 인사하라며  전화기를 건네주기에 받았는데  수화기 너머로  이쁜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스리였다! 


서로 안녕하세요 로 인사를 나누고   미스리가 말했다!


<< 우리 이사님  친절하고 참 좋은분이세요! 잘 부탁드려요>> 

<< 아~~ 네 >>


그리고 서로 멋적게 웃었다!  친절이라는 단어에 유독 힘이들어갔던  그한마디에서  이사님이 한국회사내에선 어떤 스타일이였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그래도 뭐 나한텐 엄청 친절하셨다!  말이 안통하는곳이니 아마도  그럴수밖에야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암튼 우리는  친구같은  상하관계였다!



과장님은  항상 이사님의 눈치를 많이 보는것 같았다!  지갑에 늘 가족사진을 넣고 다녔는데  가끔 나한테 보여주면서  마누라와 딸 자랑을 하시군 하셨다!  말도 안통하는 이국타향에서  게다가 눈치보이는 상사와 함께 지내야했으니  얼마나  불편하고 가족이 그리웠으랴~! 


과장님이 맡은 임무는 완제품이 나오기전 마지막 단계인 도장처리를 할때 생기는 불량을 줄이는것이었다!  그렇다보니 늘 도장처리하는 현장에 가면 만날수 있었다!  과장님은 늘 직접 도장처리를  하면서 중국직원들을 가르쳐 주었다!  내가 없을때엔  도장처리반 직원들과 영어와 손동작을 섞어가면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중국직원들은 과장님을  잘 따랐다!  그만큼 직원들을 잘 걱정해주고 잘 가르쳐주었던것이다! 



우리셋은  쉬는날이면  광저우시내로 나가 시내구경도 가끔 했다!  광저우는  시골뜨기였던 나에게도 신기했지만  이사님과 과장님에게도 낯선 이국땅이라 모든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 내일 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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