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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 연재

내가 처음 만난 한국사람들 - 2편

by 빠라밤 201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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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나는 창가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에 깨어났다! 


커텐을 열어보니  이사님이었다!  함께 공장을 한바퀴 돌아보자는것이었다!  나는 부랴부랴 세수하고 준비를 하고 이사님을 찾아나섰다! 

광저우의 아침은  엄청 습했다! 아마도 바다를 옆에 끼고 있는 열대지방이어서 더 그런것 같았다!


나와 이사님과 과장님은 천천히 공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단층으로 된  공장 건물은  사무실에서 공장으로 서로 통해있었다!   이곳은  악세사리를 전문으로 만들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고급인력 남직원 두명이 있는데   이분들한테서부터  일이  시작이 된다!   이분들이  악세사리 디자인을  도안으로 그려내면  이것을  가지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금형을 뜨는 직원이  기계로 금형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금형이 만들어지면  그걸로 악세사리를 사출하기 시작한다!  악세사리가  만들어져 나오면  여러절차의 가공을 거치고  도장까지 하게 된다!  도장이 끝나면  포장조에서  포장을 한다!   대체로 이런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1층 사무실에 들어서면  사무직원 8명의 자리가  있다! 그리고  옆에는  중국사장님의 사무실과  공장장의 사무실이 나란이 있다!  

내 자리는 제일 앞쪽에 위치해 있었다!  다른직원들의 자리에는  사무용품과 온갖 서류들이 책상위를 빼곡히 차지하고있었지만  내자리는 그냥 전화기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옆자리에  이 사무실에서는 제일로 이쁜  여직원이 앉았다는것이다! ^_^  

이사님과  과장님은  2층에있는 사무실을 단독으로 썼다!   한국에서 오신 이사님과 과장님을 위해서  회사에서는  따로 2층에 주방을 마련하고  주방아주머니를  구해왔다! 


첫날이라고 이사님은 아침을  직원들 식당에서 함께 먹자고 했다!  식당에 들어서니 벌써  아침먹으러 온 수많은 직원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각지에서  도시로 찾아온  사람들이라   거의 모든 직원들이 공장숙소에서 생활했다!  직원들도  한국사람들이  공장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지라 우리는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아침식사를 받아가는데   받아서 보니 반찬4가지에 국 하나가 나왔다! 중국에서는  이걸 四菜一汤이라고 한다! 즉 네가지 반찬에 국 하나라는 뜻이다!  이정도면 공장식당치고는 잘돼있는 식당인셈이었다! 



우리셋은 중국직원들틈에 섞여앉아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이사님과 과장님은 먹을만하다고 하였다!   근데 먹다보니  중국직원들이  우리를 보면서 웃는것이다!  왜 그러는가 했더니  우리가 국에 밥을 말아먹는걸 보고 신기하다고 웃으며 떠들고 있었던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나 봤더니  밥을 먹으면서 국은 그냥  후룩후룩 마시는것이었다!  나도 중국사람이지만  고향에서는 밥을 국물에 말아먹는게 보통현상이다! 아마도 우리민족만 그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니 중국사람들이 말아먹는걸 별로 본 기억이 안났다! 

이사님과 과장님과 나는 서로를 보면서 웃었다!  이사님은  중국직원들을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내들며  어디서 배웠는지 <호우츠>라는 말을 연신해댔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와우 소리가 들렸다!  다들 이사님의 중국어 한마디에 놀랐던 모양이다!  




첫날이라  별로 할것도 없고해서    내자리에 돌아와  앉아있는데   여직원 한명이 오더니   30분뒤에 회의가 있으니  한국사람들과 함께  회의실로 오라는것이었다!   하루일을 회의로 시작하는게 별로 맘엔 안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잘하고 싶었다!   


나와 이사님과 과장님이 함께  회의실에 들어서니   벌써  다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운데가 비여있는 긴 타원형의 테이블에  10여명의 사람들이 둘러앉아있었다!  아마도  이 회사의 주요인물들은 다 모인듯했다! 중국사장님이  우리를 소개시키자  한명씩 돌아가며  인사를 건네면서  자신이 맡고있는 직책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였다! 



첫날부터 나의 수난시대는 시작이 되었다!  회의내용은  한국회사측에서  현재 납품받는 제품들이 어떠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설명하면  중국회사측에서 왜 그런문제가 생기는지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이었다! 근데 오가는 용어들이 다 난생처음 듣는 용어라 통역에 있어서 무척이나  진땀을 뺐다!  원래 남들앞에 잘 나서는편이 아니라서  갑자기  모든사람들이 나만 쳐다보고있는 상황이라  너무나 부자연스러웠다!

기계이름들이 오갈땐   정말 골치거리였다!  난생처음듣는 이름인데  내가 뭐라고 통역을 할수있겠는가? 중국어로도 처음듣는 이름이고 한국어로도 처음듣는 이름들~~   진작 이럴줄 알았더면  현장에 나가서  기계이름들을 좀 알아둘걸~!! 


나는 하는수 없이 오늘 첨이라서  기계이름에 대해선 잘 모르겠으니  어떤 기계를 말하는지  용도에 대해서도 간단히라도 알려주면 통역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진땀을 흘리면서  20시간같이 길어보이는 두시간동안의 회의를  낑낑대며 통역을 했다!  다행이 양쪽 다 전달은 충분히 됐던지  여러가지 대안들이 오고갔다!  나는 회의를 하면서  내가 극복해야할  또다른 난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이분들은  거의 다  광저우쪽 출신들이라  평소에 사용하는 언어가  광동어여서 중국사람이지만 중국표준어라고 하는 <푸퉁화>를  잘 못한다는것이다! 알아는 듣지만 발음이 너무 이상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내가  이분들의 말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광동어를 공부하든가  아니면  이분들과 자주 어울려서 이분들의  발음에 익숙해지는 방법밖엔 없었다!  



회의가 끝나자  나는  바로  현장에 나가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 사용되는 기계들 이름을 꼼꼼히 메모하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진도가 참 안나가는군요 ^_^ 이러다 장편소설이 되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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