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벌써 2월입니다, 올해는 이제 십개월만 남았습니다.

일상의 기록

노량진 수산시장 알바후기

빠라밤 2024. 11. 3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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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알바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하는일은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 걍 노가다라고 봐도 될것같습니다. 밤새도록 수산물이 들어있는 박스를 나르는 일입니다. 체력이 필요한 일이라 힘좀 있으신 분들에겐 별거아닐수도 있지만 그렇치않은 분들에겐 힘들수도 있는 일들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으로 나뉘는데 같은 건물을 쓰고 있고 소매시장과 도매시장 사이에 자동유리문이 있어 구분하기가 쉽습니다. 소매시장은 살아있는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어서 그자리에서 회까지 떠서 팔기도 합니다. 도매시장은 대부분 냉동수산물을 판매하고 있고 식당이나  음식점, 혹은 식품공장 등등에 납품하는 업자들이 주요고객입니다. 

 

제가 일한곳은 도매시장의 어느 한 가게입니다. 새벽시간이면 수많은 납품업자들이 구매하러 오기때문에  그분들의 주문에 맞춰서  냉동창고에서  수산물박스를 꺼내서 차에 실어주는 일입니다.

 

냉동창고는 지하 2층에 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 합니다. 안에 들어가면 북극이 따로 없습니다. 귀가 시리고 얼굴이 시려서 목도리를 하고 귀마개를 하고 두꺼운 장갑을 끼고 일을 합니다. 손님들의 차는 지하2층부터 지상1층까지 다양하게 주차되어 있어서 위치와 차번호를 잘 알고있어야 정확하게  물건을 실어드릴수 있습니다. 냉동수산물박스는 보통 20키로 이하이기 때문에 크게 무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점은 핸드카에 박스를 싣고 다녀야 한다는것입니다. 핸드카에 박스를 한가득 싣고나면 무게가 어마어마합니다. 그걸 끌고 엘리베이터도 타고 여기저기  끌고다니며  손님차를 찾아다니는게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처음이라면 서툴러서 핸드카에 실은 짐을  다 뒤엎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쁘기 때문에 빨리 배송해줘야하고  다른 주문건도 배송해줘야 하기에  숨돌릴 틈도 없습니다.  

 

둘러보니 여기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많은것 같았습니다. 다들 오래동안 시장에서 단련된 분들이라 무거운 짐도 잘 끌고 다니는것 같았습니다. 가끔 전동차에 짐을 싣고 다니는 분도 봤는데  아무래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때문에  대부분 핸드카로 짐을 나르는것 같았습니다.

 

수산시장이라 냄새가 옷에 배면 퇴근길 지하철에서 민폐가 되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다행이 냉동제품이고 또 박스에 포장되어 있어서 냄새는 크게 없었습니다.

 

일당은 12만원 정도였고 일한시간은 9시간정도였습니다. 아침에 밥도 한끼 얻어먹었습니다. 일당이 많든 적든 어쨌든 하루만 하는 일이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습니다. 

 

새벽부터 열심히 돌아가는 시장을 보면서 뭔가 재충전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여태 나태하게 산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시장사람들처럼 더 부지런히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짐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다짐하며 돌아왔는데  집에 오니  피곤이 몰려와서  쓰러지듯 잠들었고  깨어보니 하루가 다 지나갔습니다.야간일은  이게 함정입니다. 밤을 새다보니 열심히고 뭐고 바로 잠에 골아떨어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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