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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슬기로운 주린이 생활

by 빠라밤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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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한다는 주식

까짓거 내가 하면 안된다는법이 있으랴~

 

그렇게 나의 묻지마 주식투자는 시작되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

어느 비오는날 갑자기 Feel 이 꽂혀서  빗속을 뚫고 건대에 있는 미래에셋대우증권에 찾아가서 계좌를 하나 만들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뭘 사야할지 몰랐다.

 

집에와서 나름 정보를 찾아서 몇가지 종목을 샀는데 그후로 운좋게 몇십만원 수익이 났다. 처음 입문한 주린이에게 찾아온다는 그 행운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당시에는 코로나때문에 거의 모든 종목들이 바닥을 치고 있을때였다. 그런 시기였으니 뭘 사도 오를일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수익이 날때쯔음  코로나때문에 버티기 힘들었던 회사는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나도 그날이 올것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 나같은 외국인 노동자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해도 회사가 어려워지면 1순위로 짤릴게 뻔했으니까~ 

하지만 더욱 슬픈건 그뒤로 다른회사에 취직하기까지 7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구직난으로 심신이 지쳐갔고 생활비도 바닥이 났고 급기야 주식에 들어가있는 얼마안되는 돈까지 다 꺼내서 쓰게되었다.  그때 그대로 지금까지 묻어두고 있었더라면 꽤나 큰 수익이 났을거다.   무릎이 아닌 발바닥에서 삿고 지금쯤 어깨까지는 왔을것같다. 

 

다시 취직을 하고  한동안 무척 절약하면서 지냈다. 그렇게 생활이 다시 안정이 되고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고 몇달전부턴 다시 주식시장에 기웃거렸다.

 

주린이가 해야할 일은 공부라는걸 잘 알고있었다. 

주변에 주식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나의 스승은 자연스레 주식관련책이었다. 사다보니 주린이를 홀릴만한 초보급 책들을 주로 사서 읽었다. 주린이관련 책만 읽어서 그럴까 사실 아직도 아는게 별로 없는 왕초보 주린이다.

 

하지만 주린이면 어떠하랴~ 주린이에겐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마법이 있으니 말이다. 

경제 신문도 읽어보고 한국경제TV도 시청하면서 주식관련 정보를 꼼꼼히 챙겨봤다. 그리고 나는 내가알고있는 공블리(공효진), 마블리 (마동석)를 제외하고  이바닥엔 염블리(염승환)가 있다는것도 알게되었다 ^_^

 

암튼 이것저것 사고팔고 하다가 건설주가 대세라는걸 알게되었다. GS건설을 3만 9천원대에서 샀는데 4만 몇천원으로 마구 올랐다.  나는 다른 종목을 팔아버리고 대우건설과 현대건설까지 매수했다. 한창 대세종목이라 걷잡을수 없었다. 어느 방송을 보니 같은 섹터는 사면 안된다고 했다. 이유는 떨어지면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손실을 보기때문이란다. 맞는 말이라고 수긍이 갔지만  나는 이미 용감하게 건설주만 3개를 샀고 60만원이 넘는 수익이 찍혔다. 쥐꼬리 월급에 공돈 60만원은 큰돈임이 분명하다. 

흔이 초심자의 행운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간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말을 들었으면서도 착각하고있었다. 그 착각은 

수익으로 찍혔던 60만원이 다 사라지고 지하로 파고들어서야 깨달았다.

 

나는 매도구간을 잘 몰랐다. 운좋게 수익이 났어도 언제 매도를 해야할지 모르다보니 하락장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동안의 수익이 거의다 사라지는 시점에서 나는 울며겨자먹기로 팔아버렸다. 이대로 가다간 10만원의 수익도 못챙길것 같았기때문이다. 버틸까도 생각해봤지만 두눈을 펀히 뜨고 줄어드는 숫자를 보고있자니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또 다른 종목을 이것저것 사기 시작했다. 오를것같아 사면 떨어지고 어느 방송에서 추천하기에 샀더니 그것도 떨어지고. 그러고보면 주식판에는 전문가가 없다는게 맞는것 같다. 매일 방송에 나와서 떠들어대는 주식 전문가들도 틀리니 말이다. 가끔은 진짜 전문가가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여러개의 종목을 갈아타면서 하락세를 맞이하다보니 예전에 수익이났던 60만원정도를 손해보게 되었다.  수익이 났던 60만원을 잃었을때보다 원금에서 60만원을 잃으니 몇배나 더 아깝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일요일만 되면 교보문고에 가서 주식관련 책들을 사다가 읽었다. 최근에는 ESG관련 책을 읽다가 ETF에 관련된 글을 보았다.  나는 여태  ETF란게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하긴 금융문맹 수준이었으니 ETF를 알리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알게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있다.

 

ETF를 알고나서 나는 주식에서 ETF로 갈아탔다. 주식처럼 하나의 종목에 머리아플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현재 2차전지 관련 ETF를 보유하고있다. 요즘세상엔 전기차가 대세이고 전기차에선 아무래도 배테리가 가장 중요하니까 전망이 좋을것 같아서 관련 ETF를 사게 됐다. 

주식처럼 등락폭이 심하지 않아서 나름 안정을 느끼고 있으며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상승하는 맛에 즐거웁다.

 

설마 이것역시 초심자의 행운이 나에게 장난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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