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힘든 젊은이들의 감성
내가 사는 동네는 오래된 다가구주택들이 많이 모여있는 동네이다.
주택하나에도 여러 가구가 세들어 살고있고 외국인노동자들도 많다. 그렇다할 맛집도 없고 볼것도 놀것도 없는 동네다. 그래서 낮시간에는 다들 출근하면 조용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최근들어 평일이나 낮시간에는 동네사람들이 아닌 외부인들이 골목에 보인다. 그것도 젊은 친구들이다. 대학생정도의 젊은이들이 많다.
별볼것 없는 동네에 젊은이들이 찾아오는건 마을의 몇몇주택에 카페가 생겼기때문이다.
카페는 큰길에서는 보이지도 않는다. 심지어 동네주민일지라도 카페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그래도 sns에 홍보를 하니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카페가 인테리어라도 독특하게 해서 찾아오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뭐 별로 특별한것도 없다. 그렇다고 커피가 특별히 맛있어서 그런거라고 하기엔 그것도 아닌것 같다.
가끔 퇴근해서 골목에 들어서면 골목길 옆에 의자를 놓고 커피를 마시고있는 젊은이들을 볼수 있다. 그들에겐 그게 꽤나 멋진 일인것 같아보인다. 그러다가 골목에 자동차라도 지나가면 의자를 들고 길을 내줘야 한다.워낙 좁은 골목이라 차 한대가 겨우 통과하는곳이기 때문이다. 카페내부도 작아서 몇 명 앉을수 없다. 창문이 있다지만 뷰라고 말할것도 없는 앞건물 벽 밖에 안보인다. 그래도 젊은이들은 이런 골목이 좋은가보다. 그게 아니라면 걍 새로 생겨서 한번 와 본건지도 모르겠다.
동네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마을버스 도로가 있다. 이동네는 마을버스 한대가 다닌다. 얼마전에 마을버스 다니는 길옆에 작은 신발가게를 하던분이 이사를 가더니 그자리에 또 카페가 생겼다. 뭔 카페가 이렇게 쩍하면 생기는지 신기한 일이다. 카페 주인들을 보면 다 나이어린 20대 사장이다. 아직 장사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값싼 월세에 혹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카페를 차린건지 모르겠다.
이 카페는 도로보다 지대가 낮다. 그래서 여름이면 길에 떨어진 빗물이 문앞으로 흘러간다. 마른날에는 버스나 차들이 지나가면 먼지가 휘날린다. 그럼에도 카페 문밖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젊은 남녀들은 웃고 떠들며 즐거운것 같다. 그들은 그저 이런 동네카페에서 인스타사진을 찍는게 즐거운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을에 들어오는 입구에 메가커피도 있다. 큰길을 건너서 조금만 걸으면 스타벅스도 있다. 같은값에 그런곳에 가면 좌석도 좋고 먼지날릴 일도 없을텐데 굳이 이런곳에 찾아오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들만의 카페에 대한 그 어떤 감성이 따로 있는것 같다.
나로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을 읽을수 없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