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 빌라 - (소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영화를 떠올렸다.
소설속 이야기가 꼭마치 잔잔한 일본영화를 보는것 같았기때문이다.
다 읽고난 뒤엔 우리주변 어딘가에 실제로 있을것 같은 이야기여서 가슴이 아렸다.
주인공 솔희는 이혼하고 어느 작은도시의 자그마한 빌라에서 살고있다.
결혼생활은 그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고 이혼후의 삶도 돈에 쪼들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솔희는 너무 착하다.
너무 착한 나머지 바보스럽기까지 하다.
어쩌면 그게 의지할데 하나없는 그녀로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일수도 있다.
눈이 오면 빌라앞에 쌓여가는 눈들은 솔희가 치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솔희는 말없이 먼저 나서서 눈을 치운다.
솔희는 그저 평화로운 날들을 살아가길 바라는것 같다.
그렇게 착한 솔희에게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차갑다.
옆집도, 아랫집도 솔희에게 제멋대로 대하지만 솔희는 그저 참고산다.
그래도 솔희는 자기 나름대로 소소한 행복과 기쁨을 찾으면서 조용히 살아간다.
윗층에 혼자사는 척추장애인 아저씨는 솔희를 진심으로 대한다.
솔희도 그런 아저씨에게 감사해하며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어디에도 의지할데도 마음둘곳도 없는 두사람은 서로를 걱정해주며 도우며 지낸다.
하지만 세상은 약자에게 관대하지 않다.
내가 남을 건드리지 않으면 남이 나를 건드린다.
조용하게 살아가는 솔희에게 전남편이 찾아오면서 일상이 다시 흔들리게 된다.
전남편은 자주 나타났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않자 끝내는 솔희를 폭행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솔희를 윗층 아저씨가 도와준다.
하지만 뜻하지않게 전남편은 사망하고만다.
살인자가 된 윗층 아저씨, 그리고 공범이 된 솔희,
안타깝지만 약자에겐, 그리고 가난한 자에겐 삶은 점점 더 가혹하다.
그들에겐 한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설 기회조차 찾아오지 않는것 같다.
우리의 삶도 이와 똑같은것 같다,
안정적이고 평온한 삶을 원하지만 그런 삶은 점점 멀어지고
위기는 항상 우리주변에 동반하고 있다.
살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솔희와 아저씨는 결국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만약 솔희와 아저씨가 악인이였다면, 혹은 그렇게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그들은 이 세상을 계속 살아나갔을지도 모른다.
우리주변에 있을법한 이야기,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
시냇가빌라는 한편의 영화같은 소설이다.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중에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결말을 맺게 되어 미안하다.
물론 사회적 약자로서는 뛰어넘지 못할 장벽이였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도 작가로서 미안하다.